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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스텔라가 보여주는 웜홀




    인터스텔라를 아이맥스에서 봤습니다 2주전에 예매한 티켓인데 인기가 그때보단 시들해졌지만 예매율은 여전히 높네요

    용산 CGV 아이맥스에서 봤는데 요즘 극장들이 사이즈가 커져서인지 극장에 들어섰을 때 느낌은 앵? 이정도로 작았나?

    (스포일러는 전혀 없습니다)

    너무 기대를 크게 한 탓인지 초반 전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매튜맥커너히는 익숙한 배우이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인터스텔라에서 이 장면의 연기는 상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중요한 플로우는 딸과 아버지와의 심리 관계입니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지난 놀란의 배트맨에서 보았던 앤해서웨이와 마이클케인도 출연합니다

    스필버그의 영화에 샤이아라보프가 연신 등장하고 박찬욱의 영화에 김병욱씨가 재차 등장하는 그런 맥락일까요 맘맞는 사람하고 같이 일하는게 윈윈입니다






    인터스텔라에서 흥미로운 부분 중에 하나는 이 우주선이었습니다

    인듀어런스라는 이름의 우주선은 대기권 밖에 조립이 되어 있고 가운데 셔틀이 와서 도킹(합체!!)을 하면 인듀어런스가 뺑뺑이 돌면서 중력을 만들어 냅니다

    중력은 원심력으로 만들어지는데 저런 작은 크기에서 만들어지는 중력이라면 좀 어지러울거 같다는 생각

    일반적인 스페이스 무비들에서 흔히 등장하는 우주선 모양인데 사이즈만 좀 작은 편입니다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흥미로왔던 장면 바로 웜홀입니다

    여러 과학자들의 참여와 놀란의 상상력 그리고 씨지를 통해 보여지는 웜홀의 모습은 이론적으로 생각해오던

    모눈종이가 하수구에 빨려 나가는 모습과 달랐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장면은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했었죠

    스타워즈에서 밀레니엄팔콘이 하이퍼스페이스를 지날 때 영화 스타게이트에서 스타게이트를 들어설 때 매트릭스에서 접속 할 때 그리고 스타트랙에서도 광속을 달리는 모습이 표현되곤 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니 그리 보일수도 있겠지만 지금 껏 만들어낸 광속 여행 장면 중 가장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고장난 텔레비전 화면처럼 시간과 공간이 뒤틀리는 모습도 인상입니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지구와 우주선의 모습이 계속 교차되며 전개가 됩니다

    지구는 쿠퍼의 딸인 머피가 있는 곳이고 우주는 쿠퍼가 있는 곳, 두 사람은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웃고 울고.. 이런 스토리 전개 익숙하죠?

    초반에 귀여운 딸 머피는 사진 속의 모습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뒤로 옥수수 밭이 보이는데 이 옥수수 밭은 어디 빌려서 찍은게 아니라 영화 촬영을 위해 직접 심었다고 합니다

    영화 찍기 위해 농사도 하신 놀란 옥수수는 어찌 되었나 궁금합니다





    인터스텔라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봐야해 35밀리도 있고 투디도 있고 쓰리디도 있고 포디도 있는데 가장 비싼 아이맥스로 봐야해

    제대로 영화를 보려면 가장 비싸게 봐야해 아이맥스로 찍은 영화가 별로 없어 그러니 아이맥스로 봐야해!!

    마치 아이맥스가 아니면 영화 본게 아닌 거처럼 한동안 미디어에서 외치더군요


    아이맥스로 찍은건 아이맥스로 봐야한다에 동의하지만 우리가 꼭 보고 싶어했던 우주의 명장면들은 우주에 가서 찍은게 아니고 씨지일 뿐인데

    아이맥스로 찍었다고 볼 수 없고 아이맥스로 찍은 장면은 옥수수 밭과 아래 장면 뿐일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국내 아이맥스는 아이맥스 필름이 아닌 아이맥스 디지털이므로 이 역시 상당부분 크롭 된 화면일 뿐 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이 장면을 찍었다고 합니다 저기 관광명소 될거 같네요






    요즘들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수면캡슐이 인터스텔라에서도 등장했습니다

    지난번 개봉한 리들리스콧의 프로메테우스에서도 아바타에서 판도라에 갈 때도 수면캡슐이 등장합니다

    식량이나 산소같은 우주에서 재공급이 불가능한 자원의 소모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인데 

    어쨌거나 장거리 여행은 잠자는게 최고인가 봅니다 잠만 자지 말고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장편 소셜을 집필하는건?

    십수년전 영화 데몰리션맨에서는 수면상태에서 트레이닝을 통해 뜨게질을 배우거나 무술을 연마하기도 했죠 매우 생산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이건 좀 비현실적인가요)






    예고편에서도 등장하니 스포일러는 아닐거 같은데요 딸래미를 뒤로하고 개고생해서 날아간 행성은 인간이 살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이론에만 치중한 나머지 스펙트럼이나 행성 위치로만 지구랑 비슷해를 판단해버리니 생긴 비극

    라면을 먹어봐야 맛있는지 아는데 라면 뒤에 써있는 영양 성분 표시만 보고 맛있을거라는 예측을 할 수는 없는거죠

    인간이 직간접적으로 가 본 행성은 고작 달과 화성 뿐인데 그걸로 수십광년 떨어진 행성의 자연 환경을 예측하기엔 아직 갈길이 먼 것 같습니다






    우주 이야기에 관심이 높은 분들에게 인터스텔라는 종합 선물세트같은 영화입니다 

    웜홀 뿐만 아니라 블랙홀에 대한 상상력의 산물까지 보여줍니다

    웜홀과 블랙홀 두 장면에서는 놀란에게 기립박수를 날려주고 싶습니다







    인터스텔라를 본 3시간은 딱 3시간 정도의 길이였습니다 기대를 너무 해서였는지 지루함도 있었고 예상보다 신선함의 강도도 약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누가 연출을 해도 더 이상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영화 전체에 있어 흠잡을 만한 곳도 없고 더하고 싶은 곳도 빼고 싶은 것도 없는 편의점 우유같은 생수같은 영화입니다

    보는 내내 큐브릭의 스페이스오딧세이가 연상되고 음악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만큼 스페이스오딧세이 만큼의 충격은 없었습니다


    극장에서 보아야 하는 영화임은 분명하고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약간의 천문학적 물리학적 지식이 있으면 영화를 보낸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을 듯 싶습니다

    현 시점에서의 과학의 한계를 재료로 적당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과학의 수준과 특유의 상상력으로 놀란의 생각을 잘 표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를 보기 전에 여기저기 떠다니는 떡밥으로 채울 수 없는 지식의 갈증이 있다면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사견으로 인류에게 우주의 현상을 가장 재미있고 리얼하게 표현하는 작품은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아닐까 싶네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만들어서 영화만큼이나 시각적 수준도 높습니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고 인터스텔라를 보신다면 영화 속의 대사들이 내 지식과 타협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척 짧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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